K리그는 매 시즌 수많은 팀들이 각기 다른 목표를 향해 경쟁합니다. 어떤 팀은 리그 우승을 꿈꾸며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어떤 팀은 부진의 늪에 빠져 연패에 시달리기도 하죠. 오늘은 K리그 역사상 '최장 무패'를 기록한 팀과 '최다 연패'를 기록한 팀을 비교하며, 극과 극의 상황 속에서도 살아 숨 쉬는 K리그의 드라마를 조명해보려 합니다. 기록은 단순한 숫자 그 이상이며, 팀과 팬이 겪은 희로애락의 총합입니다.
전북현대, K리그 최장 무패의 제왕
K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전북현대는 2021 시즌부터 2022 시즌까지 이어진 ‘22경기 무패’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기록은 단순히 좋은 성적을 넘어서, 팀의 조직력과 꾸준함, 그리고 위기관리 능력을 동시에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전북은 강팀이지만, 항상 완벽하진 않았습니다. 경기 중반의 위기, 부상 선수 발생, 전술 변화 등 수많은 변수를 극복하며 무패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이 시기 전북은 공격수 구스타보, 바로우 등의 활약과 함께 중원에서는 백승호와 류재문 같은 선수들의 안정된 볼 배급이 돋보였습니다. 수비라인에서도 김민재 이후 새로운 핵심이었던 박진섭, 이용 등의 활약이 컸습니다. 이 무패 기록은 단순히 실력 좋은 선수들 덕만이 아니라, 탄탄한 팀 운영과 위기 순간에서 흔들리지 않는 멘탈 덕분이었습니다. 22경기 무패는 단순히 성적만이 아닌, 상대팀에게 ‘전북은 쉽게 무너뜨릴 수 없는 팀’이라는 인식을 각인시켰고, 팬들에게도 자부심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는 ENTJ 스타일의 리더십과 강한 승리 지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팀의 전술적 유연성, 세부적인 피지컬 관리, 그리고 매 경기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내는 김상식 감독의 지도력도 주요한 요소였습니다. 무패는 단순히 실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빠르게 수습하고 다시 정상으로 복귀하는 능력에서 나옵니다. 전북현대의 이 무패 기록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 K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입니다.
대전시티즌, 2007년의 악몽 '17연패'
반면 K리그에는 정반대의 기록도 존재합니다. 2007년 대전시티즌은 무려 17연패라는 최다 연패 기록을 세우며 고통스러운 시즌을 보냈습니다. 당시 대전은 재정적 어려움, 감독 교체, 핵심 선수 이탈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시즌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보다 '언제쯤 연패가 끝날까'가 주요 화제가 될 정도였습니다. 17연패라는 숫자는 단순한 실력 부족이 아니라, 팀 내 분위기 붕괴와 자신감 상실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였습니다. 경기 내내 주눅 들고, 실수 하나에 와르르 무너지는 흐름이 반복됐으며, 공격진은 골 결정력 부족, 수비는 조직력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당시에는 유소년 출신 선수가 갑자기 1군에 기용되거나, 경험 부족의 외국인 선수가 주전으로 뛰는 등 전력상으로도 완성도가 떨어졌습니다. 대전 팬들에겐 이 시기가 지금도 잊지 못할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연패가 끝났던 그 순간의 감격은 오히려 무패 팀과는 또 다른 감동을 줬습니다. 단 한 번의 승리로 관중석은 눈물바다가 되었고, 선수들은 마치 우승한 것처럼 서로를 껴안았습니다. 당시 팬들은 “우리가 끝까지 함께 했기에 이 승리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이 연패는 팬심의 본질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연패는 분명 고통이지만, 다시 회복했을 때 팀과 팬 사이의 끈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어쩌면 무패보다 더 인간적인 스토리일 수도 있습니다.
기록 그 이상의 가치: 극과 극이 만든 감동
무패와 연패는 정반대의 결과이지만, 모두가 축구라는 스포츠에서 벌어지는 극적인 드라마입니다. 전북현대는 무패를 통해 ‘강한 팀’이라는 브랜드를 강화했고, 대전시티즌은 연패를 통해 ‘팬과의 유대감’이라는 진정한 스포츠의 가치를 되새겼습니다. 이 두 팀의 극적인 차이는 K리그가 단순한 결과 싸움이 아니라, 인간적인 서사로 이루어진 무대임을 보여줍니다. 특히 연패를 겪은 팀들이 이후 반등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줍니다. 대전은 결국 시간이 흐른 뒤 승격에 성공했고, 현재는 안정적인 팀 운영과 함께 다시 K리그1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반대로 무패를 기록했던 전북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우승 도전에 실패하였으며, 특히 2024년은 강등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지는 등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처럼 축구는 승리와 패배가 반복되며, 그 과정에서 팀은 더 단단해지고 팬들은 더욱 깊이 빠져듭니다. 무패 팀의 팬은 '우리는 절대 질 수 없다'는 자신감을 얻고, 연패 팀의 팬은 '그래도 우리는 버틴다'는 의지를 배우게 됩니다. 이 두 가지 감정은 모두 축구의 매력이자, K리그가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결론
K리그는 승자만을 위한 무대가 아닙니다. 무패 팀의 위엄도, 연패 팀의 눈물도 모두 K리그를 더욱 감동적으로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당신은 어떤 팀을 응원하고 있나요? 그 팀이 지금 무패든 연패든, 팬이 함께하는 순간이 바로 축구의 진짜 가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