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을 꼽는다면 단연 전북현대모터스가 빠질 수 없습니다. 수많은 우승 트로피와 스타 선수 배출, 그리고 아시아 정상급 경쟁력을 지닌 전북은 리그의 역사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글은 K리그 팀 역사 시리즈 제1탄으로, 전북현대의 창단 과정, 황금기 돌입, 운영 철학과 최근 변화까지 시간 순으로 정리하며, K리그 팬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전북의 정체성과 여정을 다룹니다.
전북현대 창단과 초창기 기반 다지기 (1994~2004)
전북현대의 역사는 1994년 12월, 현대자동차가 프로축구단 창단을 선언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흔히 혼동되는 ‘완산 푸마 FC’는 전북현대와 무관한 별도의 창단 시도였으며, 전북은 이 구단을 인수하지 않았습니다. 전북은 1995년 정식으로 ‘전북 다이노스’라는 이름으로 K리그에 데뷔했고, 이후 1997년부터 ‘전북현대다이노스’라는 명칭으로 변경하였고, 2000년도부터 현재의 명칭인 전북현대 모터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초기 전북은 강팀이라기보다는 중하위권을 전전하는 팀이었습니다. 연고지 전주는 축구 인프라가 부족했고, 관중 동원력도 미약했으며, 팀의 전력이 타 상위권 팀들에 비해 뚜렷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장기적인 지원과 함께 점진적으로 전력을 보강하며, 토너먼트 중심의 전략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쌓아가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FA컵과 2003년 FA컵 우승은 전북에게 ‘우승 DNA’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최진철, 김도훈 등의 활약은 전북이 단순한 리그 참여 구단을 넘어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팀’으로 팬들의 인식 속에 자리 잡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강희 체제와 아시아 최정상 도약기 (2005~2019)
전북의 본격적인 도약은 2005년 최강희 감독의 선임과 함께 시작됩니다. 그는 단순한 감독이 아닌, 구단 전술 철학의 설계자이자 전북의 기틀을 만든 인물입니다. 그가 부임한 지 1년 만인 2006년, 전북은 K리그 11위였음에도 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우승, 아시아 제패라는 전대미문의 성과를 기록하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 ACL 우승은 단발성 성과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2009년 전북은 K리그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2011, 2014, 2015, 2017년 등 꾸준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K리그 최강 팀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전북의 황금기는 단순히 우승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동국, 에닝요, 레오나르도, 김신욱, 이재성 등 국내외 스타들이 한 팀에서 전성기를 보내며, ‘슈퍼 팀’이라는 별칭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전술적으로는 공격적인 포지션 밸런스와 빠른 전환 속도, 측면 활용 전술이 결합되며 팬들 사이에서도 보는 재미가 있는 축구로 호평받았습니다. ‘전주성’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은 매 경기마다 뜨거운 응원과 강한 홈 팬덤으로 상대팀에 압박감을 주는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고, 전북은 명실상부한 리그 최강자이자, 아시아 최강 후보 클럽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글로벌화와 유럽 진출 플랫폼으로 진화 (2020~현재)
2020년대 들어 전북현대는 단순히 ‘우승’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구단 운영의 시스템화와 글로벌 확장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선수 육성 → 성과 확보 → 유럽 진출 → 수익 회수라는 선순환 구조를 안정적으로 확립하며, K리그 전체가 참고할 수 있는 모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김민재(나폴리 → 뮌헨), 이재성(마인츠), 백승호(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재합류 후 성장) 등의 유럽 진출 사례는 전북의 시스템이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또한 이들 선수의 이적은 수십억 원 단위의 수익으로 구단 운영 안정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팬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전북은 과거의 보수적 운영을 벗어나, SNS, 유튜브, 팬 참여형 콘텐츠 제작, 팬미팅 확대 등 현대형 구단 운영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어 콘텐츠 강화, 글로벌 MD(머천다이징) 출시, 해외 팬 대상 영상 기획 등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전북은 단순한 국내 최강을 넘어 아시아 축구 생태계 내에서 지속가능한 경쟁 구단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론
전북현대는 그 어떤 K리그 팀보다 체계적인 성장을 이룬 구단입니다. 창단 초기의 무명 시절부터, 최강희 체제의 황금기, 그리고 지금의 글로벌 플랫폼 클럽으로의 진화까지, 전북은 단순히 우승 팀이 아닌, 리그 전체가 지향할 수 있는 이상적인 운영 모델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전북의 역사는 곧 K리그의 성장사이기도 하며, 앞으로도 K리그의 위상을 끌어올릴 ‘대표 구단’으로 계속 진화해갈 것입니다.